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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소탐방 - 제기동 서울한방진흥센터한방관련 체험 프로그램·볼거리·먹거리 가득
2017년 11월 07일 17시 15분 입력

고가의 체험가격, 홈페이지 설명 부족 등 아쉬워

우리나라 한약 유통의 중심지 서울약령시에 들어선 서울한방진흥센터가 지난달 27일 그동안 가려졌던 베일을 벗었다.
다양하고 특성화된 전시와 교육, 체험을 통해 전통 한의학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널리 알리고자 설립된 한방복합문화시설인 서울한방진흥센터는 한방문화 및 다양한 체험 콘텐츠로 전통 한방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하여 한방대중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한방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해 서울약령시를 한방산업의 거점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한방진흥센터' 홈페이지 소개 장면에 게재됐다.
본지는 국·시·구비 465억여 원이라는 사업비가 들어간 한방진흥센터 개관 이후 평일인 1일 여유롭게 방문해 잘 된 점과 미흡한 점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편집자 주>

■ 약령시 내 불법주차는 여전히 진행 중
서울한방진흥센터의 최초 목적은 서울약령시장과 인근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공영주차장 신설을 목적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공영주차장 추진이 시초였으나 공영주차장을 지하에 만들고 지상에는 한방발전을 위한 테마 시설을 조성해 침체된 한방산업을 일으켜 세우자는 의미로 현재에 모습으로 탄생한 것.
본 기자는 직접 차를 운전해 약령시장로를 들어갔다. 한방진흥센터에 199대 주차시설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불법주차는 여전했다. 한방진흥센터 완공 전보다는 확실히 줄었지만 여전히 골목 곳곳에는 불법주차가 있었다. 물건 상하차를 위한 차량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세련된 고가의 세단이었다.
한방진흥센터 주차장 입구로 차를 몰았다. 주차장 입구에는 현금 결제는 안 되고 무조건 카드 결제만 가능하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카드를 쓰지 않는 운전자나 혹여 카드를 갖고 오지 않은 운전자에게는 난감한 장면이 연출될 상황이었다.
주차장 안으로 진입했다. 총 지하1~3층으로 깨끗한 모습이었다. 지하1층은 대부분 차가 가득했다. 시장 상인들 월주차 때문일 것이다.
이어 지하2층으로 내려갔다. 지하2층에는 본 기자가 갔을 때 5대도 있지 않았다.
시설물 확인을 위해 지하3층으로 내려갔다. 지하3층은 조명도 없었다. 차량 1대도 보이지 않았지만 조명 없이 그저 방치시킨 주차장이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이곳에서 범죄라도 발생하면 아무도 모를 것 같은 분위기였다. 본 기자가 차를 돌려 다시 나오려 했는데 암흑 속에서 차량 불빛만으로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기둥에 차라도 손상될까봐 진땀을 흘렸다.
시장 고객들과 시장 상인들의 편리한 주차와 불법주차를 막기 위해 건립된 한방진흥센터의 최초 목적이 안타깝다. 약령시로와 골목에는 불법주차가 가득한데 유료인 공영주차장은 텅텅 비워져 있었다. 구 관계자는 "물건을 싣고 내리려면 어쩔 수 없이 정차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기자가 본 차들은 고급 세단들이고, 물건 상하차와는 전혀 관련 없이 불법주차를 한 것으로 보였다.
대형 공영주차장이 완성된 이상 고정식 불법주차단속 카메라 설치가 시급해 보였다.

■ 화려한 외관, 아직은 미숙한 운영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된 시설이라 외관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특히 동대문구가 최근 건립한 건물 중 단연 으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옥의 아름다움은 특히 야간에 조명이 더해지면 더욱 아름다움을 뽐냈다.
건물 외관에 대한 뿌듯함을 안고 1층 로비로 향했다. 1층 로비에는 2명의 안내자가 있었다. 이들은 유니폼 착용 상태가 아니었다. 어딜가든 안내데스크에는 "내가 안내하는 사람이에요"임을 알 수 있게 단정한 유니폼을 입고 있어야 하는데 같은 방문객이 아닌가 할 정도여서 "여기 직원이세요"라고 묻기까지 했다.
한방진흥센터의 정식 입장료는 어른 기준 1,000원이다. 단체(20인 이상)는 700원이며, 어린이(만 18세까지)는 개인 500원, 단체 300원이다. 또한 동대문구민은 어른 500원, 어린이 300원이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무료로 개방 예정이어서 무료로 관람하게 됐다.
간단한 리플렛을 받고 옆으로 이동하니 전통의상 체험 코스가 있었다. 그러나 개관 1주일도 되지 않은 의상 악세서리는 이미 망가진 것이 많았다. 더군다나 본 기자가 갔을 때는 의상실에 아무도 없어 의상을 제멋대로 고르다 훼손시킬 염려가 많았다.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는 한의약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한의약박물관 입구에는 최근 트렌드인 어플을 이용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러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홍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트렌드를 잘못 읽었는지 안드로이 전용이었다. 아이폰 및 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소지자는 시도도 못한다. 더불어 한방진흥센터는 공공기관임에도 아직도 무료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다.
한방진흥센터 관계자는 "아이폰 어플 개발은 더 가격이 올라간다. 예산 부족으로 안드로이드만 사용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의약박물관을 관람했다. 이미 지하2층에서 개장한 경험이 있었기에 지상2층으로 올라온 한의약박물관은 그 전보다는 볼거리가 많아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유물을 유심히 보다가 유리창 넘어 유물과 함께 전시된 머리카락은 누구에 것인지 유물보다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박물관을 관람하다 한방진흥센터에서 운영하는 안내 로봇을 보게 됐다. 로봇이 스피커로 박물관을 설명해 주는 시스템이었다. 3개월에 520만원이라는 임대료가 부담되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인기만점일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로봇은 상시 운영되지 않고, 단체 관람객이 올 때만 특별히 등장해 주는 몸값 비싼(?) 해설사이다.

■ 값비싼 체험비, 한정된 시간에만 운영
박물관까지 둘러보았으니 체험을 하고 싶어 먼저 족욕체험장으로 향했다. 족욕체험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날씨가 추워서 가격을 지불하고 빨리 뜨끈한 물에 발을 담그고 싶었다. 하지만 족욕체험은 특별 시간에만 운영됐다. 다행히 본 기자가 간 시간에서 멀지 않았다. 하지만 체험을 위해서는 체험장에서 지불하는 방식이 아닌 1층 안내데스크로 직접 내려가 티켓을 구매해야만 했다. 단 1개층 차이지만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1층에 내려가 좀 전에 봤던 안내자에게 티켓을 구매하려 했다. 1층까지 내려온 김에 족욕체험과 온열찜질 등 2가지 체험 티켓을 구매하려 카드를 내밀었다. 티켓 가격은 족욕체험이 1인 5,000원, 온열찜질이 1인 5,000원이다.
그런데 멀쩡하게 잘 읽히던 본 기자 카드가 안 읽힌다는 것이었다. 센터 직원은 "오전에도 이랬었다. 복구가 안된건지 갑자기 또 카드가 안 읽힌다"고 말했다. 그래서 카드 단말기 고장은 센터 책임이니 질 것을 요구했다. 다행히 센터에서는 고장난 카드단말기 탓을 인정하고 무료로 티켓을 발급해 주었다.
족욕은 2인 1족욕장을 사용하게 된다. 체험자에게는 음료과 수건과 신발주머니, 족욕제(3가지 중 1가지 택)를 준다. 연인끼리 한 물속에 발을 담그며 담소를 나누면 좋을 듯 했다. 아쉬운 것은 음료가 한방과 관련된 것이었으면 했다. 작은 생수 한 병이 아쉬었다.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하며 함께 족욕을 하는 건너편 관람객에게 말을 걸었다. 그들은 "경기도에서 거래처 거랴를 위해 왔는데 여기에 이런 곳이 개장해 한 번 들렀다. 참 건물이 예쁘다"고 말했다. 이어 "불편한 것은 업냐?"고 물으니 본 기자와 똑같은 생각을 말했다. "족욕 20분 하는데 1인당 5,000원은 너무 비싸다"라는 말이다.
센터와 구 관계자는 "다른 곳도 이렇게 다 받는다. 족욕비 5,000원은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너무 비싼 듯 했다.
족욕 체험을 하며 너무 많이 구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서둘러 미리 구입한 티켓 때문에 온열 찜질 체험 장소로 이동했지만 이용시간이 지나서 이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현재 동절기라 체험장은 하루 2회만 시간을 잘 맞춰야 이용할 수 있다. 더군다나 단체만을 위한 체험이며, 개인은 미리 예약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관계자는 이용시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는데, 기사를 작성하러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 결과 그 어디에도 체험장 이용시간과 가격, 예약시스템 접속에 관한 것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아직도 '준비주'이라고만 뜬다.

■ 완벽한 개관일 다시 잡아 개관식 해야
한방진흥센터는 박원순 서울시장 및 내외빈을 초청해 10월 27일 정식으로 개관했다고는 하지만 미흡한 점이 너무 많았다. 아직까지 시범운영이라고는 하지만 체계 잡히지 않은 운영으로 개인 관람객들은 혼란만 줄 것이란 느낌이다.
특히 아쉬운 점에 대해 질문하면 "아직 시범운영이다", "인원이 부족해서 그런다", "모든 것은 사전예약이다" 등으로 일관하는 관계자들은 과연 언제 속 시원하게 답변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격도 너무 비싸다. 구는 한방진흥센터 1년 예산을 16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1년 수익은 5억원으로 잡았다. 물론 한방진흥센터가 수익을 내기 위해 건설된 것은 아니지만 매년 10억원의 적자를 이미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인지 체험비가 너무 비싸다. 족욕체험 5,000원은 인근 사우나에서 가서 발뿐만 아니라 온몸을 적시고도 수면까지 할 수 있는 금액이다. 더군다나 5,000원을 내고 체험을 하고 싶어도 한정된 시간, 사전 예약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비워져 있는 족욕탕을 보고 뒤돌아서야 하는 관람객이 대부분일 것이다.
한방진흥센터는 총 465억 2,500만원이라는 사업비가 투입됐다. 그저 서울시장이 방문할 수 있는 날과 서울약령시 한방축제 날짜에 맞춰 개관식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시설을 갖추고 여유를 두고 시범운영을 한 후 완벽하게 운영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들 때 다시 개관식을 열어 재개관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동대문구는 이미 지하2층 한의약박물관이라는 실패를 맛보았다. 더 이상의 실패는 무능이다. 한방진흥센터가 개관해 호기심에 한 번 정도는 방문할 수는 있어도 그 방문자의 소문이 다른 이들을 이곳에 오게 할 것인지 아닐지가 결정된다.
제발 465억원의 이벤트가 되지 않길 바란다.
김대곤 기자
hub@ddmnews.com

사진설명-한방진흥센터 지하 공영주차장은 텅텅 비웠어도 근처 불법주차는 나아지고 있지 않다.

동대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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